IPO 일단 나가자!

비상장회사 (한국식으로는 ‘벤처회사’ – 미국에서 벤처라고 하면 오히려 벤처케피털의 의미에 가깝게 쓰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startup 내지는 private…여하간)가 IPO를 고려할때 시장의 반응이 뜨뜨미지근하면 (내지는 차가우면) 고민스럽다. IPO 나가자니 기존투자자들의 수익율이 안 좋고 (종종 맨마지막에 투자한 투자자는 손해보는 경우도), 안 나가자니 계속 비상장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지난 몇년간은 워낙에 비상장회사에 투자하는 crossover 투자자가 많아서 굳이 IPO를 안 해도 자금을 조달하거나 일부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좋아서, IPO를 뒤로 물리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로서는 1년 정도 후에는 수치가 더 좋아져서 더 좋은 조건에 IPO를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역할을 한다. 사법고시 내년에는 합격할 것 같은 느낌이다.

최근에 IPO를 한 Stitch Fix나 Roku의 경우는 이 유혹을 물리치고 일단 IPO를 나가서 성공한 케이스다. 두 회사 모두 IPO 나가봐야 오히려 비상장시 보다 valuation이 떨어질 것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은 회사이다. 하지만 Stitch Fix는 $15에 IPO를 해서, 지금 $24까지 60% 올랐고, Roku는 $14에 IPO를 해서 지금 $43까지 3배 올랐다 (물론 대표적인 short research 기관인 Citron에서 Roku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지만). 또한 대표적인 IPO 지진아였던 Square는 $9에 IPO를 해서 최근 $40 수준이다. (bitcoin 플랫폼으로서의 기대감이 작용도 했지만)

뭐 이러나 저러나 일단 IPO를 갈수 있다면 가는 것이 좋다. 1) 회사가 잘되고 못되고는 어차피 상장이든 비상장이든 마찬가지이다. 1년후에 좋은 조건으로 IPO 갈 생각이면, 지금 IPO 가고 1년후에 주가 오르면 그만. 2) 유동성이 주는 프리미엄이 있다. 회사가 동일하다면 유동성은 리스크를 낮추기 때문에 기업가치는 오르게 되어 있다. 3) IPO 기회는 언제나 있지 않다. 펀딩은 돈 주는 사람이 있으면 받을때고, IPO는 갈수 있으면 가는 거다.

캐나다 퀘백주의 R&D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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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에 소재한 Kinova Robotics라는 회사를 투자하면서, 몬트리올에 자주 왔다갔다 하게 되었다. 캐나다는 지난 몇년간 미국 VC의 관심을 많이 받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가장 높은 수준의 벤처 펀딩 실적을 보이고 있다. 몬트리올은 특히 딥러닝/AI의 거장인 벤지오 교수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삼성 등이 AI 연구소를 몬트리올에 열기도 했다.

캐나다는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실리콘밸리에 비해서 월등히 낮기도 하지만, 퀘백주에서는 (온타리오나 다른 캐나다 주는 상황이 약간 다르기는 하다) R&D 연구자금에 대해 R&D Tax Credit이라는 명목으로 15~30% 정도의 연구자금비용을 다시 환급해 준다 (즉, 1년에 한번 Cash로 회사에 돈을 준다) 회사로서는 R&D를 위해 투자하면서 연말정산의 기쁨까지 일석이조이다. 특히 현금이 빡빡한 스타트업에게는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다.

몬트리올에는 McGill 등 좋은 대학이 많이 있어서 양질의 인력을 많이 배출하고 있었는데, 특별히 역량을 보일 기회가 없다가, 몬트리올이 딥러닝의 허브와 같이 부상하자 좋은 스타트업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퀘백주는 R&D Tax Credit 정책으로 글로벌 유수의 회사로부터 R&D 연구시설을 유치할 수 있고, 퀘백주 양질의 인력이 동네에 그냥 머물게 되니, 기술기반 사업과 인력이 두터워지는 효과가 있다. 일석삼조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비용이 R&D 연구인력 비용인데, 이를 주정부에서 일정부분 분담해 주니, 같은 투자금액으로 더 많은 연구인력을 채용할 수 있어서 개발의 속도를 더 낼 수 있다. 일석사조이다.

AI 신약개발

AI (Artificial Intelligence)가 자율주행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매출이 약 $2조 달러인데, 제약회사의 매출도 $1조 달러가 넘는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R&D 금액은 대략 $100B (1천억원) 정도인데 반해 제약회사의 총 R&D 금액은 $150B (1천5백억원)이 넘으니, 돈 되는 곳에 AI는 간다.

AI Drug Discovery라는 이름으로 AI에 기반한 신약개발회사가 뜨고 있다. 2000년대초 한때 computational biology라는 이름으로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신약모델링이 한참 뜬 적이 있었는데, 닷컴붐과 비슷하게 깨몽으로 끝나버렸다. 이후로 computational 어쩌구 하는 바이오는 투자자에게 의심어린 눈빛과 함께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 이름도 새로 나오는 법이다. 예전에 LED 만드는 회사가 ‘반도체’ 회사에서 ‘신재생에너지’회사로 변신을 하더니 나중에는 ‘IOT’ 회사로, 시대와 함께 새롭게 조명 받기도 한다. Computational Biology는 어쨌든 AI라는 이름으로 세상에는 없던 새로운 것이 나온 것 처럼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2000년대와는 시대가 변했다.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DNA 시퀀싱 비용이다. 2000년데 전체 30억개 DNA를 분석하는데 $3B (3조원)이 들었는데, 이제는 $1000 (백만원)이면 내 몸을 컴퓨터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내 몸이 데이터화 되어서 클라우드로 전세계 데이터센터에 퍼져있다고 생각하면 공각기동대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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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알고리즘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데이터인데, 이제 데이터의 가격은 거의 공짜에 가깝게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고, 2000년과 지금 사이에 우리가 알게된 새로운 인체의 신비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래서 AI 신약개발은, LED에 통신모듈을 장착한 IOT 보다는, 보다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다음번에는 어떤 회사들이 있고, 이들의 어프로치가 어떻게 다른지 써 보겠다.

 

돈은 얼마나 써야 적정한가 (Burn Rate)

Burn Rate은 얼마가 되어야 적정한가? Burn Rate은 VC가 회사의 운영상황과 향후의 펀딩 필요에 대한 감을 잡는데에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가장 간단한 정의는 ‘한달에 Cash가 얼마나 줄어드나’이다. 만약 회사에 현재 $1M이 있고, 매월 $100,000씩 cash가 줄어들면, Burn Rate은 월 $100,000이고, 앞으로 10개월후에 이 회사는 현금이 고갈되는 상황인 것이다.

AVC블로그에 Burn Rate은 어느 수준이 적정한가에 대해 나름 분석적 접근을 했는데 (해당글), 최근에 투자한 회사의 사업계획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간 글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은 회사를 가정하였다.

– 현재 연매출이 $10M이고, 12개월후에 연매출이 $18M로 증가하는 사업
– 해당사업의 산업 매출 multiple이 6배 (산업매출 multiple은 상장사의 평균적 수준)
– 현재기준 회사가치 $60M ($10M*6), 12개월후 회사가치 $108M ($18M*6)
– 1년사이 회사가치 증대: $48M

즉, 1년사이에 회사가치가 $48M 정도 올리기 위해서 얼마나 투자하는 것이 ROI 측면에서 바람직한가를 생각해보면, 보수적으로는 5배 정도, 공격적으로는 3배 정도라고 한다면, 1년동안 쓸수 있는 돈 (Burn Rate)의 적정규모는: $10 ($48M/5) ~16M ($48M/3)

지금 하고 있는 회사의 사업계획이나 투자한 회사의 사업계획을 위의 접근법에 맞춰 생각해 보면 적정한가?

 

마이크로바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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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에 Johnson & Johnson에서 주최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컨퍼런스가 있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지난 몇년전부터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질병의 메카니즘을 풀수 있는 열쇠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특히 면역관련 질환 내지는 중추신경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수 많은 과학적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에 비해서, 실제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적용하는 방식은 아직도 ‘건강보조식품’ 수준인 듯하다. 이 컨퍼런스에 나온 Day Two 등을 포함해서 다수의 회사가 음식(Food라기 보다는 종합적인 Diet 의미)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과학은 모르고 몸에 좋다는 주변의 경험으로 먹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과학적 근거를 알고 먹는 정도이다. 사실 과학적 근거 역시 아직도 화학적약물에 비해서는 취약하다.

그래도 마이크로바이옴 덕분에 예전에는 퇴화된 진화의 흔적이라고 생각했던 맹장의 역할이라던가, 물만 흡수하는지 알았던 대장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이 되었으니, 좀 더 인체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준 발견인 듯 하다. 여하간 최근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회사를 몇개 만나고 있다. 실제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보여주는데 까지도 3~5년은 더 걸리겠지만, 그래도 질병 메카니즘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실마리를 볼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일 듯 하다.

ICO (Initial Coin Offering)

비트코인 등 사이버화폐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최근 ICO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ICO에 대해서는 VC를 대체할 새로운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곳도 있고,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여하간 그래도 어떤 것인지 한번 정리를 해 봤다. (혹시 아래 내용이 부정확하면 지적 부탁)

1. 성격: ICO는 crowdfunding과 IPO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1) Crowdfunding의 성격으로는 일반인, 특히 해당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prosumer가 참여한다는 점이다. 규제가 아직 모호해서 참여대상에 대한 규제 아직 명확치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최근에 법적인 안전장치로 accredited investor (적격투자자) 에게만 참여를 제한하는 경우 많이 생기고 있다.

2) IPO의 성격은 단순히 펀딩뿐 아니라, ICO 참여를 통해 확보한 토큰 (또는 ‘코인’)을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IPO마냥 일정기간 보호예수기간 (Lock Up period)를 설정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2. 구조

  • 투자자는 사이버화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로 토큰 (또는 ‘코인’)을 구매한다.
  • 토큰의 성격은 발행기관에서 결정한다 1) 회사 주식이나 발행채권 등에 연동도 가능하고 또는 2) 회사의 사업에 연동도 가능하다. (뭘 사는지는 알고 사야겠다)

<대략 이런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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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례: Filecoin

지난달에 Filecoin ICO가 $250M 이상을 조달하면서 ICO 펀딩의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는 Sequoia Capital, Union Square Ventures, Andreessen Horowitz 등 전통적인 VC도 참여하면서, 주류 VC들도 ICO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 ICO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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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coin의 주체가 되는 회사는 Protocol Labs이라고 분산저장시스템 개발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의 기술가치는 별도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지 않고 Filecoin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컴퓨터의 유휴 저장공간을 사용함으로써, 저장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다는 점이다. 내 돈 내고 데이터센터 만들기 보다 남의 컴퓨터를 공짜로 사용하겠다는 생각이다.

  • 발행가능 토큰 규모: 20억 토큰
  • ICO 발행 토큰 규모: 2억 토큰 (전체 발행가능 규모의 10%를 ICO 투자자에게 발행)
  • 사업회사인 Protocol Labs와 파일코인 에코시스템 관리기관인 Filecoin Foundation은 투자금 없이 각각 15% 및 5% 토큰 보유
  • 향후 Filecoin을 마이닝해서 발행가능한 토큰 70% Reserve해 놓음

2) Filecoin 마이닝

이제 돈을 벌 차례이다. Filecoin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Protocol Labs에서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를 위한 저장리소스 제공할때마다 Filecoin이 마이닝 된다. 즉, 저장공간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록 마이닝을 통한 토큰 확보 증가하게 될 것이다. 향후에 Protocol Labs의 서비스가 Dropbox와 같이 대형화될수록 토큰의 가치가 증가 (전체 cap이 20억 토큰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할 것이고, 투자자는 사이버화폐 거래 플랫폼에서 토큰 매매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할 것이다.

 

앤디 루빈의 플레이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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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유명한 앤디 루빈 (Andy Rubin)이 만든 ‘플레이그라운드 (Playground)”라는 하드웨어 액설러레이터를 최근에 갔었다. Fry’s라는 아리조나 풍 인테리어에 각종 IT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매장 뒷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신기한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10여개 입주해 있다.

앤디 루빈은 Android가 Google에 매각된 2005년 이후, 10여년간 Google에서 지냈는데, 후반에는 Google에서 AI와 로보틱스 쪽을 주로 담당했었다. 2015년 Google이 알파벳으로 전환되고 사업을 정리하면서, 앤디 루빈은 Google을 떠나서 AI/로보틱스 쪽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투자할 목적으로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구글, HP, 폭스콘 등으로 부터 출자를 받아서 3천억원 규모의 Playground Ventures라는 펀드도 조성하고, 입주 회사를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동네에서 하드웨어는 하드 (어렵다)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소프트웨어와 달리 제품생산에 돈이 많이 들어가고, 고객의 반응을 보면서 디자인을 변경/수정하기 어렵고, 이를 위해 또 다시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번 출시된 하드웨어는 안 팔리면, 그냥 악성재고이다. 올해초에 앤디 루빈이 아이폰을 대향한 새로운 핸드폰인 Essential을 제작하고 있는데, 여기도 아직까지 사방이 암초이다.

어쨌든 플레이그라운드와 같은 곳이 있어서 하드웨어도 할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