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가 이미 2주나 지났지만 다시 한번 뒤늦은 관전평을 정리해 보았다. CES 관전의 총평은 “재미는 많고, 의미는 적다” 내지는 “볼거리는 많았고, 건질거리는 별로”이다.
1) Car Electronics Show: 지난 2015년 CES에서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2018년은 ‘자율주행’과 함께 자동차가 CES의 중심이 되었다. 자율주행이 세상에 가져올 파급력은 냉장고와 대화하는 수준과는 비교가 될수 없다. 자율운행은 소프트웨어적인 업그레이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전기차보다 더 빨리 상용화 될수도 있을 것이다. 승차거부 없는 자율주행 서비스가 있다면, 자동차 소유와 사용의 분리가 가능할 수 있다. 향후 Uber가 일상의 교통서비스화 된다면 현재 $50B 기업가치도 싸다고 느낄 수 있겠다.
2) 스마트홈? 대화가 필요해: 2006년 CES가 스마트홈이었는데, 12년이 지난 2018년 CES도 스마트홈이다. 차이점이라면 당시는 리모컨으로 컨트롤을 했고, 지금은 대화형 AI로 컨트롤을 한다는 정도. 서로 대화하고 싶지 않은 가전을 굳이 엮어주려고 하는 것이 아닐지. 냉장고와 속 깊은 얘기를 하지 않을 바에는 버튼 하나 누르는 것이 오히려 AI를 깨우는 것보다 간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3) 로보틱스 – 갈길은 아직 멀었지만 갈길: 드론, 사람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로봇, 사람과 함께 하는 컴패니언로봇. 움직임도 부자연스럽고, 동선도 아직 제한적이지만, 자율주행과 함께 삶의 모습을 바꿀 다른 한 축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도 그렇고 로보틱스도 그렇고 가장 먼저 대체할 것은 목적함수가 명확한 것일 듯하다. A->B로 사람을 이동시키거나 물건을 이동하는 행위. 하지만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김으로써 정신세계를 소프트웨어가 점령했다면, 탁구고가 만리장성을 넘으면서 하드웨어가 현실세계를 접수할 것이다.
이외에도 VR도 재밌었고, 디지털헬스도 흥미로왔는데, 대부분 몇년전부터 이어지는 트랜드여서 새로움을 주는 것은 없었다. 다만, 몇년전부터 새롭게 시작된 기술들이 이제는 정말 상용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벤처입장에서는 로보틱스는 아직 영역이 풍부하고, 자율주행 자체는 자본력 싸움으로 어려운 곳이나 자율주행이 가져올 인간행위의 변화에 따른 기회는 잘 모르겠고, 스마트홈은 그냥 대기업이 계속 하도록 둬도 아쉽지는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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