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 투자의 공식이 있다. 사실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소위 바이오 핵인싸들이 주도하는 바이오 투자의 공식이기는 하다. 핵인싸들은 ARCH, OrbiMed, Flagship, Polaris, Atlas, F-Prime 이런 곳들이다. (예전에 이중 한곳과 얘기한 적이 있는데, 자기가 딜을 줄테니, 무슨 회사인지 알 필요도 없고, 그냥 투자를 컨펌하라고 했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가오가 없으면 안되어서, 그냥 됐다고 했다)
한동안 (아마도 2010년대부터 2020년대초까지) 여기에서 하는 플레이는 이렇다. 엄청 유명한 사람이 만드는 회사에 Series A로 $80~100M 정도 넣는다. 한두곳에서 그냥 하드캐리 한다. 그리고 2년 정도 지나서 Series B에 $100M 정도 더 넣는다. 그리고 1-2년 지나서 IPO를 간다. IPO 역시 exit 이벤트라기 보다는 펀드레이징 이벤트에 가깝다. 그러니까 IPO 갔다고 보유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공모할때 기존 VC가 더 투자하는 형태이다. 일단 돈으로 끝까지 가는 것이다.
이 모델을 지속시켜줬던 동력은 바이오 IPO 시장이었다. 일반적으로 1상 또는 2상 정도의 단계에서 IPO를 많이 수행하고, 어차피 공모때 기존 투자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공모 자체도 그닥 어렵지 않게 되었다. 2021년도에는 100개 이상의 바이오 회사들이 IPO를 갔고, $15B 가까이 공모자금을 모았다.
그리고, 이자율이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한 2022년부터 상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2022, 2023, 2024 모두 20여개 IPO 정도로 떨어졌고, 공모 금액은 더 큰 비율로 감소하였다. 그리고 한동안 핵인싸의 대형 Series A, Series B가 많이 안보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올해초 다시 비스무레한 케이스가 하나 등장했다. Xaira Therapeutics라는 회사가 Series A를 $1B 펀딩하면서 시작했다. 그렇다. 회사 만들면서 1.3조원 펀딩. 이 회사는 예전에 Genentech의 Chief Scientific Officer를 했던 Marc Tessier-Lavigne가 CEO로 있고, 핵인싸 ARCH, F-Prime, 그리고 핵인싸와 함께 돈으로 뒤질 것이 없는 NEA, Sequoia, Lux, Lightspeed, Menlo 등등이 펀딩에 참여했다. 아무리 핵인싸여도 $1B을 혼자서 할수는 없을테니. Marc라는 아저씨는 직전에 Stanford의 총장 (사실 President여서 총장이라기 보다는 대표지만) 이었는데, 이전 논문 이미지 조작의 혐의로 물러났던 분이다.
이 회사는 AI로 drug design을 하겠다는 회사인데, 비슷한 회사로 가장 큰 상장회사인 Schrodinger가 시총이 $1.5B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시작이다. 다시 한번 돈으로 이기는 게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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