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동아일보의 글로벌마켓뷰에 실리콘밸리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지면의 특성상 원래 작성한 글을 편집해서 싣고 있어서, 아래 글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벤처투자를 통해 새로운 트랜드를 파악하고 신규산업에 진출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고, 특히 지난 2년 대기업의 벤처투자는 닷컴이래 최대규모로 이루어졌다. 2014년 한해 미국에서 대기업이 약 6조원 ($5.3B)을 벤처회사에 투자하였으며, 2015년 1사분기만해도 2.5조원 ($2.2B)이 투자되었다. 대표적으로 구글벤처스는 매년 3천억원을 벤처투자에 할당하고 있다.
대기업의 벤처투자는 일반적으로 재무적인 목적 보다는 사업 강화 또는 인수대상 파악 등의 전략적 목적이 강하다. 이전에는 성장단계 벤처회사와의 파트너십을 위한 투자 형태가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기술 또는 사업 아이디어 파악 및 확보를 위한 외부 R&D 개념으로 초기투자도 많아지고 있다.
외부 R&D 개념의 벤처투자는 전통적으로 헬스케어 산업내 대기업 벤처투자의 전략적 목적이었다. 특히 대형제약사의 경우는 최근 다수 제품의 특허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의 채널로 벤처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 존슨앤존슨,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은 가장 활발한 대기업 벤처투자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테크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형 IT회사의 내부 R&D가, 외부 벤처회사에 비해 비용, 속도, 혁신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짐에 따라, 외부 R&D 개념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핀테크 영역도 대기업 벤처조직의 참여가 매우 활발하다. 지난 5년간 핀테크 벤처회사 투자실적을 보면 상위 3개 투자자가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탈, 씨티벤처스 등 실리콘밸리 소재 대기업 벤처투자조직이다. 구글벤처스는 다양한 핀테크 영역에 투자한 반면, 인텔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집중을 하고, 씨티벤처스는 금융거래, 빅데이터, 보안 등 금융업 관련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대기업의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시장 진출 역시 활발하다. 유럽계인 지멘스, SAP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기존사업과 연계된 분야에 벤처투자를 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도 실리콘밸리에 1700억 규모 벤처 펀드를 설립하였다. 일본계는 대형상사 중심의 투자자가 일본내 사업과의 연계라는 목적으로 오랜기간 꾸준하게 활동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미디어기업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기업으로는 텐센트가 라이엇게임즈 등 30 건 이상의 벤처투자를 집행하였으며, 알리바바 역시 스냅챗을 포함해서 지난 지난 2년간 이미 10여건 투자할 정도로 미국 벤처산업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늘려 나가고 있다.
물론 대기업의 이런 노력이 늘 결실을 맺는 것은 아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일반 벤처캐피탈에 비해 대기업은 장기간의 호흡으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 같으나, 실제는 반대이다.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벤처투자조직의 평균운영기간은 1년 정도로, 대기업 문화와 벤처투자 문화와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대기업도 2000년초부터 미국내 벤처투자를 검토하고 개시한 곳도 몇몇 곳이 있었으나, 삼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개시도 못하거나 단명하였다. 한국의 대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리콘밸리 벤처문화와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증가시키면서, 내부적인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동아일보 기사링크: http://news.donga.com/3/01/20150618/71928534/1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