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없는 잡스법 3년

* 한달전부터 동아일보의 글로벌마켓뷰에 실리콘밸리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지면의 특성상 원래 작성한 글을 편집해서 싣고 있어서, 아래 글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2012년 3월말 잡스법 (“JOBS Act”)은 치열한 정쟁중이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전례없는 지지로 상하원을 통과하였고, 4월 5일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을 하면서 승인이되었다. 그리고 한국에는 크라우드펀딩 법안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잡스법은 안에 대략 5개의 세부 조항들이 있는데, 모든 세부 조항이 오바마의 서명과 함께 법적 효력을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이중 2개는 법안 서명과 동시에 효력을 발생시켰고, 나머지는 증권거래위원회 (SEC)의 시행령이 제정이 되어야 발효가 되게 되었다.

지난 4월 5일은 잡스법 서명 3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직전에 시행령이 제시되지 못했던 마지막 2개 세부조항중 하나의 시행령이 제정되었고, 아직도 시행령이 제정되지 못한 법은 이제 ‘일반인 크라우드펀딩’만 남게 되었다.증권거래위원회 (SEC)에서 이 조항에 대한 시행령을 올해 10월까지 제정하겠다는 시점만 제시했으니, 실제 시행은 빨라야 2016년초가 될 것이다. 일반인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시행령이 지연되는 이유는 증권거래위원회의 최우선 과제인 ‘투자자 보호’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어려움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바와는 달리, 잡스법에 의한 일반인 크라우드펀딩은 아직 미국에서 시행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시행되지 않을 제도이다. 하지만 실제 실리콘밸리에서 보는 잡스법은 크라우드펀딩법이라기 보다는 벤처회사의 설립부터 성장에 이르기까지 생애를 지원해주는 법안이다.

잡스법 서명과 함께 발효한 조항으로, ‘새로운 성장회사 (emerging growth company)’에 대한 상장 제도 완화가 있다. 상장을 위해서는 회사 정보를 상세하게 담은 상장신청서를 공시하였는데, 이 조항을 통해 ‘비공개 상장신청’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즉, 혹시 상장이 취소 내지는 지연되어도 회사 정보를 보호할 수 있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벤처회사들은 최근에 이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기업공개 (IPO)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른 조항은 공시의무를 발생시키는 주주수 한도를 증가시켰다. 효과는 공시의무를 발생시키 않고도 더 많은 주주를 보유할 수 있는, 즉 펀딩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벤처회사가 공시의무 부담 없이 성장할수 있는 길을 얼여 주었다. 이 두가지 규정만으로도 잡스법 서명이후 지난 3년간 벤처업계에 긍정적인 영향 끼쳤다. 벤처회사 및 벤처투자자 모두 회사 성장과 함께 고민하게 되는 상장과 추가 자금 조달에 대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이외에 한 조항은 적격투자자 (accredited investor)에게는 펀딩을 보다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 조항으로 2013년 9월에 시행령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온라인 펀딩포탈등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여전히 참여가능 투자자는 적격투자자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지금은 관심이 좀 줄기는 했지만, 초기에는 펀딩포탈이 벤처투자기관 (VC)에게 딜을 발굴하는 채널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장 최근, 약 2주전에 시행령이 제정된 조항은 약식 기업공개에 대한 조항인데,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딩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증대되어서, 의외로 이 조항을 통해서 일반인이 벤처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났다고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시행상의 복잡성 등으로 실효를 거둘지에 대한 회의도 만만치 않게 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일반인 크라우드펀딩’ 조항이다.

미국 잡스법 3년은 크라우드펀딩이 없는 법이지만, 잡스법이 주는 시사점은 성장과 회수 단계에의 활성화가 전체 벤처환경에 주는 영향일 것이다. 성장과 회수 단계가 원활하면, 자금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이다. 잡스법 대부분이 효력을 발생한 지금, 남은 관심은 ‘일반인 크라우드펀딩’에 쏠리겠지만, 좋은 벤처회사는 이 제도가 없이도 펀딩을 잘 받고 있으며, 이미 시행된 잡스법의 다른 규제완화 조항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환경을 갖추었다고 보고 있다.

동아일보 기사링크: http://goo.gl/vtr9Z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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