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CES를 간후, 거의 9년만에 다시 CES를 찾았다. 실리콘밸리로 돌아와서 CES가 어떠했는지를 나누면, 대부분 반응이 “nothing new new”이다. 아주 새로운 것은 없었다인데, 생각해 보면 CES는 늘 그렇기는 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느낀 몇가지 트랜드는 다음과 같다.
1) 보는 것이 믿는 것. 내 주변의 모든 것을 보고 싶다: GoPro와 수많은 짝퉁 액션카메라가 선보였다. 그리고 아직은 별 기능이 없이 그냥 ‘보는’ 역할만 하는 수 많은 드론 (Drone) 회사들이 나왔다. DropCam의 짝퉁도 너무 많다. 수 많은 기기들이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모든 것이 나의 활동과 내 주변을 보게해 주는 것이다. 모든 것에 카메라가 들어가면서 이미징 관련 벤처 회사 및 기존 회사를 다시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제품 차별화는 없다: 헬스케어 웨어러블은 모두 fitbit과 같이 생겼다. 스마트와치는 삼성, LG부터 짝퉁까지 모두 똑 같이 못생겼다. UI는 직관적이지 못하고, 조작도 쉽지 않다. 상상력의 부재이다. Jawbone의 짝퉁으로 중국산 조골 (bone을 골로 바꾼 브랜드)도 큰 부스에 비슷하게 생긴 제품을 전시하였다. 결국 차별은 제품 자체에서가 아니라, 뭔가 빈틈없는 감성적인 디자인 및 UI 그리고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에서 나올 것이다.
3) 삼성, LG는 앞으로 더 힘들겠다: 차별화 부재와 거의 동일하게 생긴 수 많은 Me Too 제품들 사이에서, 브랜드 자체로 프리미엄을 받기는 힘들어질 것이다. TV만 보더라도 중국 제품의 수준과 거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다. 기술과 성능의 차별이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플랫폼이 없다는 것이 향후 2~3년내에 경쟁력을 많이 잠식시킬 것이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발목이 잡힌 삼성과 LG는 탈출구가 만만치 않다.
4) 자동차가 이끌 세상의 변화: 셀프드라이빙은 15년내에는 지금의 테슬라 정도의 프리미엄 모델로는 출시되지 않을까 싶다. 셀프드라이빙에 필요한 센서, 주변 분석 기능 등 IT 기술이 많이 접목되겠지만, 벤츠의 컨셉카에서 보여주었듯이, 자동차 안의 인테리어도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자동차가 피쳐폰이었다면, 스마트카의 시대는 도입과 함께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다. 셀프드라이빙 자동차가 줄 수 있는 산업의 충격은 교통 인프라와 금융, 생활패턴의 종합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5) 애플은 없지만, CES는 애플의 영향력 아래 있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달아나게 했다” 써 보니 별로 적합하지 않은 비교이기는 하지만, 여하간 없어도 있는 존재가 애플이다. CES에 애플의 주변기기와 액세서리만으로도 엄청난 규모이다. 스마트와치 산업은 애플와치가 나와서 뭔가를 정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애플의 방향성이 CE 산업 전체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파급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에 인상적이라고 적어봤던 제품이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Swatch 스마트와치였다. 재밌는 제품이었지만, 사용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지 못했고, 아이디어 제품 정도로 사라졌다. 시간은 돌고 돌아, 애플의 스마트와치를 기다리고 있다. 애플와치는 사용자들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면서까지 활용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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