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스토리] 벤처투자 다섯가지 관점

A. 시장

투자자 마다 또는 펀드의 성향에 따라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큰 시장이 있는 시장인가 아니면 없는데 만들어 내는 시장인가. 어떤 투자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원하는 반면, 어떤 투자자는 이미 큰 시장이라고 검증된 곳에 새로운 제품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선호한다. 물론 둘 사이의 차이가 흑과 백 같이 명확하지는 않다. Twitter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는가. 아마도 Facebook은 MySpace가 보여준 시장 가능성을 바탕을 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일반 서비스 부문은 새로운 시장의 스토리가 잘 통하지만, 제조업쪽은 쉽지 않다. 제조업 부문의 회사는 기존 대형 제조업체와 사업 개발을 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대형 제조업체는 시장의 리스크를 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제시하는 가치가 기존 제품의 가치보다 2~3배 뛰어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기존 기술 방식 또는 거래처를 두고 다른 곳을 사용할 위험부담을 지지 않을 것이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제조업체내의 담당자가 무슨 자기 회사인냥 리스크를 질 이유가 없다. 어차피 몇 년후에 다른 부서로 옮길 것이고, 그 사이에 괜한 큰 사고를 치지 않는 것이 좋다.

B. 제품

제품 또는 서비스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가장 안 좋은 설명은 다른 경쟁 제품 또는 서비스와 같다는 설명이다. 뭔가 차별이 있어야 한다. LivingSocial을 투자자가 만났다면, 가장 궁금한 질문은 Groupon과의 차별점일 것이다. ‘서비스가 똑 같지만 시장이 크니까 좋은 기회가 있다’라고 했다면, 투자도 못 받겠지만 경영진에 대한 역량 평가는 이미 내려진 것이다. 만약 ‘Groupon의 가장 큰 문제가 가맹점의 현금 회수사이클이 길고, 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라고 한다면, 적어도 얘기는 다음 단계로 진행될 것이다. 회사가 공략하려는 시장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에 따라, 제품 또는 서비스를 두 가지 분류로 볼 수도 있다. 하나는 비타민 (Vitamin),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진통제 (Pain Killer)이다. 비타민은 먹으면 좋고, 굳이 따로 안 먹어도 괜찮다. 제품/서비스 역시 지금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조금 나은 사양 (Feature)를 보여주면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 진통제는 시장의 골칫거리를 해결해 준다. 시장이 성장하는 데에 가장 결정적인 기능 또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진통제가 비타민 보다 나은가하면 이 역시 투자자의 기호 차이이다. Zynga가 게임 사용자가 그토록 고민하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았겠지만, Groupon은 로컬의 가맹점이 고객을 유치하는 큰 고민을 해결하는 통로를 제공해 주었다. 두 회사의 현재 시장가치는 유사하다. 물론 애석하게도 유사하게 안 좋다.

C. 고객

고객이 있다는 것은 좋은 포인트이다. 고객이 있다는 것은 시장이 있고 제품이 통한다는 것의 어느 정도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자자가 심사할 때도 고객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장점 또한 있다. 다만 문제는 고객이 진정한 고객인가 하는 것이다. 미국 인터넷 기업은 대부분 사이트 방문자 증가와 이를 통한 광고 매출을 하는 모델이고, Facebook과 같은 대표적인 업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이트 방문자를 늘리는 방법은 좋은 컨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해서 올 수도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검색엔진마케팅 (SEM; Search Engine Marketing)’이라는 방법을 쓴다. Google이나 Yahoo!의 광고네트워크에 돈을 지불하는 방식인데, 정말 놀랍게도 돈을 낸 만큼 효과가 있다. 문제는 사이트 방문자를 끌어 들이는 데에 돈이 들지만, 돈 주고 데려온 방문자로부터 그만큼 돈을 못 번다는 것이다. 이런 고객은 일단 투자자의 눈에는 공짜 미끼 상품 때문에 붐비는 가게이다. 고객에서 또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반복 구매 또는 사이트를 반복해서 방문하냐는 지표와 방문을 중단한 고객의 비율 (Churn Rate)이다.

D. 팀 (TEAM)

팀을 보는 눈은 너무나 정성적이다. 창업 경험, 특히 성공 경험, 학벌, 외무에서 풍기는 일종의 포스 등등 다양하다. 일단 좋은 성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면, 당연히 플러스이다. 그리고 초기일수록 더욱 중요하다. 중기만 가더라도 현재 어떻게 잘하고 있는지가 확인이 되므로, 지금 회사 이전의 경험이 주는 의미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많은 경우는 만났을 때의 느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리젠테이션을 통해서 얼마나 역량이 있는지, 안목을 가지고 있는지는 대부분 느껴진다. 특히 CEO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회사의 가치가 CEO의 역량을 초과하기 어렵다. 여하간, 초기기업일수록 실제로 사업 및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의 가치가 높다. 초기기업의 가장 쉬운 가치평가는 ‘엔지니어수 * 백만불’이다. 물론 곱하기 ‘백만불’은 시절에 따라서 바뀐다. 닷컴 시절은 5백만불이기도 했다. 여기서 한가지 추가한다면, 이 금액에서 ‘일반관리자수 * 3십만불’을 빼는 경우도 있다. 물론 3십만불일지 5십만불일지 아니면 백만불일지는 개인취향이겠다. 예를 들어 5명 엔지니어에 2명 관리인력이면, 회사 가치는 대략 4백4십만불 (5*백만불 — 2*3십만불). 회사 운영의 복잡성을 제거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가 되기전까지 관리자는 단순히 비용이다. 초기기업에 CFO, HR 임원, 관리 임원 등등이 있는 경우, CEO의 회사 경영 능력은 상당한 의심을 받을 것이다.

E. 재무

재무를 보는 방식 역시 투자자의 기호이다. 후기단계 투자자일 수록 2년 이상을 보지를 않는다, 하지만 재무의 표현은 아주 상세하기를 원할 것이다. 초기 투자자는 3년 정도는 일반적으로 보고자 한다. 물론 당장 그 다음해의 수치도 소설이라는 것을 안다. 재무라는 것은 수치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수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의 표현이다. 결국, 시장 규모, 점유율 전략, 가격 전략, 비용 구조, 투자 전략 등이 모두 집합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가 나온 다음에 다시 한번 뒤돌아 보는 것이 중요할 때가 많다. 만약 3년후의 매출 규모가 너무 작다면 ‘여길 왜 투자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너무 크다면 속으로 실소를 할 것이다. 너무 작다 크다 역시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이 중간점을 타는 것이 경영진의 능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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