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회사를 만나는 장소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시간의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두어명이 1차 미팅을 VC 회의실에서 한다. 그리고 효율지향적인 사람들일수록 첫미팅이 45분을 넘지를 않는다. 벤처회사의 CEO가 VC 사무실로 오는 경우, 리셉셔니스트가 회의실로 안내를 해주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리고 자존감이 충만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약속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회의실에 나타나면서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네면서, 가볍게 자신의 자존감을 표출한다. 시간의 효율성 보다는 회사의 실제 모습을 처음부터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회사로 방문을 한다. 오고가는 시간의 낭비는 있지만, 회의실에 앉아서 CEO만 보는 것 보다는 회사 전체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으며,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나오지 않는 많은 정보를 체감으로 얻을 수 있다. 직원들의 움직임, 표정, 사무실의 공기까지 이 회사의 많은 것을 내포한다.
벤처기업 경영진이 VC 사무실로 올때와는 달리,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벤처 기업을 방문할때는 많은 경우 이미 사무실에 프리젠테이션을 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벤처회사쪽에서 CEO는 늘 미팅에 참석하고, 초기기업인 경우 공동창업자 (Co-Founder)가 CTO나 사업개발담당 등의 자격으로 같이 참석하고, 후기기업인 경우 CFO가 미팅에 같이 참석하기도 한다. VC가 벤처회사에 만나자고 했을때, 아주 잘 나가는 벤처회사의 경우는 미팅을 안하겠다고 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회사로 인생 끝내는 것도 아니고, 다음번 창업을 고려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VC 미팅은 일단 최선을 다 해서 해 준다. 돈을 받고 안 받고는 다음 문제.
회사 프리젠테이션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중요한 사항은, 시장, 제품, 고객, 팀, 재무 등이다. 이 것은 스타트업 엑설러레이터인 (Accelerator)인 500스타트업스 (500 Startups)의 데이브 맥클루어 (Dave McClure)가 제시한 것인데,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가지는 관점을 쉽게 일반화한 것으로 보이고, 일단 이 관점을 그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여하간 투자자는 이 다섯가지를 바탕으로 평가한 가치에 회사가 수긍하고 돈을 받을 의향이 있으면 투자, 그렇지 않으면 패쓰다.
투자자 마다 이 다섯 가지의 배점이 다르고, 이 다섯 가지 항목내에서도 보는 관점이 다르다. 이를 테면, 세코이아 캐피탈 (Sequoia Capital)의 창업자인 돈 발렌타인 (Don Valentine)의 경우는 “큰 시장을 타겟하라 (Target Big Market)”고 시장의 크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많은 다른 투자자들은 무엇보다도 팀의 역량에 가장 큰 비중을 두면서, 말로는 팀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라고 얘기한다. 물론 속 마음은 다를 수 있겠지만. 대충 잘 모르겠으면 동일한 비중으로 다섯 가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500스타트업의 데이브 맥클루어는 각각이 백만불의 가치라고 평가한다. 다섯개중에 네가지를 갖추고 있으면 투자가치 4백만불. 일반적으로 초기기업일수록 팀/시장이 중요하고, 후기기업일 수록 제품/고객이 중요하다. 어차피 초기에는 팀과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시장 밖에 없고, 후기는 시장의 존재와 팀의 역량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상태이고, 실제 제품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그리고 모든 운영의 결과물인 재무적인 실현이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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